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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sara85

말리 지구촌 구석구석이 축구 때문에 들썩이는가 보다. 축구 얘기가 나오면 뺄 수 없는 사람이 말리다. 자세한 얘기는 나의 이전 글을 참조하시고.. 훃아는 축구가 자유라고 말하셨다. 그가 떠난 지 30년이 되어가는 이 시점에 축구가 우리에게 자유를 주는가라고 묻는다면 뭐라고 답해야 할까. 축구가 인간들을 하나로 모으는 힘 하나는 인정해야겠다. 적어도 한민족이라 우기는 인간들을 90분 동안 하나의 염원으로 집중시켰잖아. 그래서, 축구는 자유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런저런 사념에 빠졌다가 멍하니 훃아의 영상이나 한참을 지켜봤다. 메시의 현란한 드리블보다 훃아의 허술한 장난질이 푸근한 건 나만 그런 것일까. 2010. 7. 4.
피델 카스트로 그의 이미지가 어떻건 간에 카스트로가 미국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국가간 역학 관계에 대한 깊은 고민을 통해 나름의 통찰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은 부정할 수가 없을 것 같다. http://gyuhang.net/1950 2010. 6. 16.
백만년 실로 백만년 만의 포스팅인가. 팀을 옮기고 한 달 정도가 지났는데 백만년이 지난 것만 같다. 살아 온 30여년을 고밀도로 압축해서 그대로 살아버린 것만 같다. 선택의 주체가 모호한 일련의 사건들이 오고 또 갔다. 사무실. 나와는 마인드 스탠스 자체가 다른 이들과 한 통속이 되어 구르는 것은 산소통 없이 심해에 뛰어드는 느낌이다. 기업 조직이라는 것은 프라핏이라는 모티브 하나를 핵으로 구르는 거대한 눈덩어리 같은 것으로 그 동인에 반하는 기제들은 눈덩어리에 박힌 작은 가지처럼 가차없이 꺾여버리고 만다. 지난 한 달 동안 5번 혼자 밥을 먹었다. T/F 팀과 한 회식 한 번 외에는 술자리가 전무했다. 커피 타임에도 일, 식사 시간에도 일, 운전 중에도 일 얘기다. 기술, 그 기술에 발맞추는 거대 기업에 소외.. 2010. 2. 8.
vacation 벼르고 벼르던 휴가를 얻었다. 무계획의 대가인고로 아무 계획도 하지 않고 집구석에 처박혀서 천장만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다. 아니 무언가 계획이란 걸 세웠던 것도 같은데 글쎄 준비해두었던 변명마저 잊어버렸다. 엄두도 내지 못하던 카메라를 구입했다. 하루에 맥주 두 병은 기본이다. 와이셔츠를 샀다. 나이가 들어도 슬림한 라인이 있어야 후까시가 산다. 겨울 코트를 구매했다. 캐시미어는 기본이다. 스카프를 질렀다. 코트가 댄디하면 스카프로 중후함을 더해준다. 크랭크를 샀다. 남자는 하나면 충분하니까. 문제는 모든 일의 동인이 명백하다는거다. 자아란 꽤나 교활한 편이어서 외롭지 않다는 자기암시적 외도마저 비난하려든다. 새로 산 시계를 보고 의아해 하는 김태림에게 억은 이제 자본주의의 개라고 말하고 술잔을 들이켰다.. 2009. 12. 30.
일이 돌아가는 모양 근 2년 동안 질질 짜는 소리나 해가며 개발한 물건이 비공식 출시되었다. 물론 아이폰이나 플스처럼 세인들의 관심을 한꺼번에 받아 굳이 떠들지 않아도 난리가 나는 제품이 아닌지라 이렇게 광고를 해야한다. 스택 개발과 영업을 담당하게 된 이스라엘의 라드비전의 사이트에 들어가면 대충 머하는 앤지 알 수 있다. 난데없는 얘기긴 하지만 며칠 전 같이 일하는 녀석이 대뜸 “오빤 꿈이 뭐야"라고 물어 봤다. “꿈 없이 사는 거"라고 얘기해 주며, “그럼 넌 뭔데"라고 되물었다. 피식 웃으면서 “내 손으로 멋 있는 제품 하나 만들어 보고 싶었어.”라더라. 사실 좀 감동을 먹었다. 아무래도 남자나 할 수 있는 말 아니던가. 그 친구 말을 듣고 나서 곰곰히 생각해 보니 자신에 참 표정으로 “꿈과 자부심 하나만으로 4년여의.. 2009. 12. 7.
bike customizing 미루고 미루다 간만에 시간이 남아 바이크 커스터마이징을 시도했다. 처음 구입 시부터 드롭 바 부분이 프레임에 비해 두드러지게 비대해서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크리티컬한 이슈는 안전이었다. 차체가 몸에 딱 맞지 않아서 하단 바를 잡고 달릴 때에는 몸이 많이 숙여져서 목이 많이 불편했다. 그래서 왠만하면 상단 바를 잡고 달리는데 브레이크 레버가 하단 바에 붙어 있기 때문에 급한 상황 발생 시엔 골로 가기 딱 좋은 구조였다. 물론 급제동의 어려움을 미리 인식하고 조심스레 운전한다고 하긴 했지만 페달만 밟으면 불끈거리는 속도 본능 때문에 운전 후엔 으레 후회를 하길 반복했었다. 딱 3년 전만 하드라도 안전을 고민하는 건 상상도 못할 일이었는데 패드러스를 팔 때도 그랬 듯이 나이의 압박이랄까, 겁없이 덤비기.. 2009. 10. 26.
twitter 처음 트위터란 게 있다는 걸 듣고는 가슴 저 밑에서 들이쳐 밀고 올라오는 혐오를 주체하지 못했다. 언젠가부터 새로운 것에 대해서는 사랑과 포용보다는 혐오와 배척으로 일관하게 된 이유가 크겠지. 똥구멍으로 나이를 처먹을 수록 이놈의 고집이라는 건 젠장할 노릇인게다. 이놈의 젠장할 신기술로 사이트는 하루 접속자가 수천만을 뛰어넘어 서버가 뒤집어지고, 여전히 세상과 등을 돌리고 있는 게 꼴사나워서 에라 모르겠다하고 등록을 해서는 계집애처럼 재잘거려 본다. 회찬이 형님이나 외수 형님, 파울로 형님도 쫓아 다니고 무라즈, 디타 언니도 쪼차바리 해보니 시간 잘 가네. 뭐 시잘대기 없는 잔소리들도 있는가 하면 옥같은 선문답도 있다. 많이 주는 사람이 많이 받는다. 배울 점도 많고 시간 낭비란 생각도 든다. 젊은 시절.. 2009. 10. 17.
가능성 소위 교양이 있다거나 배운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은 그들이 습득한 교육이 형성한 틀에 안위하며 새로운 가능성으로부터 격리되기 쉽다. 우리를 둘러싼 에코 시스템이란 것은 시도 때도 없이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 같은 것이어서 틀이 되었던 것이 새로운 가능성으로 발전하거나 무한한 가능성으로 보여지던 길이 어느 순간 좁은 문으로 퇴화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열린 사람들이 발견하고 발전시키고 결정체를 이루기를 반복한 수많은 가능성과 문 너머의 신세계가 우리가 살고 있는 바로 이곳이다. 많은 이들이 실제로 더 이상 존재하지도 않는 허상의 벽을 실재인양 인정해 버리고 그 안에 안위한다. 일상의 통념의 잣대로 보아 정신 나간 듯 보이는 자들이야 말로 벽의 구석 구석을 자기 손으로 두드려 보는 자들이다. 이들이 발.. 2009. 9. 23.
Lily allen과 재범 .Lily allen Lily allen에 대한 포스팅을 몇 번 했었고 twitter follow도 하고 있다. 아니 했었다. 음악을 하는 아티스트에 대한 평가를 한다면 분명 음악 하나면 보아야 할 것이지만 어쩔 수 없이 아티스트의 환경이나 그 캐릭터를 형성하는 여러 복합적인 요인들도 들여다 보는 것이 엄연한 사실이다. 훌륭한 요리를 평가할 때 단순한 맛만 보는 것이 아니라 재료라던가 가공의 과정을 고려하고 어떤 요리사가 어떻게 요리했나를 들여다 보는 것과 유사하다고 할까. 스카 리듬을 좋아하는 나로서 고전적인 스카 리듬을 완전히 소화해 내고 현대적으로 맛깔스럽게 재가공해버리는 그녀의 음악은 나무랄 것이 없었다. 그러나 그녀를 더욱 돋보이게 했던 것은 가난하고 불우했던 어린 환경을 이겨 내고 독립 레이블.. 2009. 9. 20.
. . 호텔에서 공짜로 렌트해주는 바이크를 타고 출근했다. 잘 생긴 미하일이 함께해 주었다. 이 바이크라는 놈이 완전 언니들을 위한 바이크다. 미하일 바이크는 존내 좋은 MTB다. 기어도 없이 조낸 처밟아야 겨우 따라갈 수 있는 시츄에이숀인데 이 시키는 봐주고 뭐고 없다. 내 킥의 삼분지 일 정도만 밟으면서 쪼개면서 앞서간다. 하루종일 땀 냄새 풀풀 풍기면서 일했다. 저녁엔 시원하다고 더 인정 사정 없이 밟아제껴서 호텔 돌아오니 하늘이 다 노랗다. 그래도 이 언니 자전거 딴에는 픽스드 기어인고로 픽시의 맛을 첨으로 느낄 수 있었다. 몰랐는데 픽시라고 리버스 회전이 완전히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페들이 정지된 상태는 그대로 바퀴의 회전이 유지가 되고 역방향으로 하중을 주면 기어가 고정되면서 브레이크가 먹는 거더.. 2009. 9.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