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tra10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줄리언 반스의 예감은 틀리지 읺는다를 읽었습니다.무모하게 집어 들었던 무거운 책들의 진도가 나가지 않아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책이 필요해 시작하자마자 단숨에 다 읽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박식해 수다스런 늙은이가 풀어내는 개인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저자는 역사란 불완전한 기억과 부정확한 기록이 만나는 시점에 생산된 확실성이라고 말합니다.왜곡을 방치한 역사는 언젠가는 복수합니다.개인의 역사 역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잠을 막는 소설. 2013. 9. 22. lost in translation 동일한 수용자가 동일한 매체를 접한다 할지라도 감정의 상태에 따라 전혀 다른 감상을 느낄 수 있다. Lost in translarion은 그 이름도 감히 담기 부담스러운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딸인 소피아 코폴라가 2003년 제작한 작품으로 오스카 상을 수상하고 영화계 안팎으로 숱한 찬사를 받은 작품이다. 5년이 넘도록 각종 영화 매니아 사이트에서 상위에 랭크된 작품이라 믿고 두 번 감상을 시도하였으나 이런 저런 이유로 매번 끝까지 보지 못하였었다. 영상 몰입증이 있어 아무리 쓰레기 같은 영상이 눈앞에 펼쳐지더라도 끝까지 몰입하고 보는 편(아, a급 영상물은 제외 –_-)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두 번의 완감 실패는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해야겠다. 처음 감상 시도 때는 심신이 지극히 피곤한 상태라 감기는.. 2009. 10. 2. 야간 비행 급히 준비한 출장 길에 단지 가볍고 두께가 얇다는 이유로 야간 비행을 챙겨왔다. 수십 번을 읽었더라도 다시 책장을 펼치는데 주저함이 가지 않는 책들이 있다. 나에겐 야간 비행이 바로 그런 책이다. 어린 시절을 함께한, 어두운 방 한 구석을 빼곡히 차 있던 범우 문고사의 세계 문학 전집 중에서도 겹비닐 필름이 벗겨지도록 유난히 애독하던 책이 쌩 떽쥐페리 편이였다. 햇살이 비치는 날이나 추적거리는 비로 눅눅한 날이나 심란스런 바깥 세상의 유일한 창이었던 베란다를 등지고 누워 세로로 내려가는 문장에 빠져 눈보라 치는 알프스 산맥의 봉우리를 피해 날고 사하라 사막에 불시착해 터번을 두른 베두인 족의 구조를 받았다. 미지의 밤과 험한 항로의 개척자인 비행사의 무용담은 꿈과 희망으로 가득 차 있던 유년의 마음을 매.. 2009. 9. 20. 검정 치마 유리 언니가 가끔 내킬 때 회사 사람들한테 음악 공유해 주곤 했었다. 고마움의 표시로 나도 몇 개씩 공유해주곤 했었는데 어쩌다 재미가 붙어서 이젠 매주 한 앨범씩 공유해 준다. 이젠 매주말이면 어떤 앨범을 공유할까 고민까지 하게 되는데, 이번 주는 진즉부터 오스카 시상식에서 화제가 되었던 "Slumdog millionaire"의 사운드 트랙을 염두에 두고 별 생각을 하고 있지 않았다. 그런데 우연히 검정 치마라는 희한한 밴드를 발견하고 말았다. 앨범을 구하자 마자 길을 가나 차를 타나 줄기차게 들었는데 이건 그야말로 내 휠링. 고민도 하지 않고 검정 치마를 소개하기로 결정했다. 말 그대로 혜성처럼, 하늘에서 뚝 떨어진 듯한 검정 치마의 핵심은 이름도 안드로메디안 아스트랄한 82년생 조휴일로 왕년 스타리그.. 2009. 3. 2. girl who lost her doll . 자애로운 어머니시여, 저는 오늘 버려져 녹슨 버스 옆에서 울고 있는 소녀를 보았습니다. 서러운 눈물에 저의 가슴은 미어지는 것만 같았습니다. 우리가 가진 따뜻한 밥과 마른 잠자리를 나누어주면 안되겠습니까? . 사랑하는 아들아, 그 소녀는 사제의 딸이니라. 창고는 곡식과 갖은 과일로 가득하고 넓고 아늑한 침실에서 잠을 자니라. . 자애로운 어머니시여, 주님께서는 추위를 피할 옷과 끼니를 때울 음식과 비를 피할 집이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바랄 것이 없는 소녀는 왜 우는 것입니까? . 사랑하는 아들아, 귀한 인형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니라. . 자애로운 어머시여, 우리가 그 인형을 구해주면 안되나이까? . 사랑하는 아들아, 우리가 가진 것으로는 소녀가 잃어버린 값비싼 인형을 구.. 2008. 10. 21. ratm 모니터 만드는 회사 답게 회사 식당 천장엔 대형 모니터가 매달려 있다. 아침 식사 시간엔 직원들에게 글로벌 의식을 고취시키려는 취지인 듯 CNN 뉴스 방송을 틀어준다. TV만 보면 정신을 차리지 못하므로 주로 벽을 보고 이어폰에 집중하며 밥을 먹는데 일어나 식판을 들고 나오는 길에 공화당 전당 대회 영상이 눈에 들어와 한참을 서서 지켜보았다. 우리의 전당 대회를 유심히 지켜본 적이 없긴 하지만 소위 우리의 정치적 대회라는 것들의 분위기들과 사뭇 달라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주름이 가득한 얼굴로 카우보이 모자를 흔들고 있는 고집 세 보이는 할머니 할아버지들, 주렁주렁한 훈장을 달고 베레모를 쓰고 있는 역전 용사 어르신, 젊고 또 그래서 아름답고 훈훈한 청년 처녀들이 모두 일어나 성조기를 흔들고 웃음을 짓.. 2008. 9. 5. Jailhouse 그 시절 학교 앞엔 스티커 사진 찍는 가게가 있었다.무심코 길을 걷다가 가게 밖에 걸린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귀에 감겨서 한참을 멍하니 서 있던 날 이후로 가게 앞을 지날 때면 한참을 서성거렸드랬다.하루는 도저히 어깨를 까딱기리지 않고는 못 배길 만큼 흥겨운 스카 가락이 찍찍거리길래 참지를 못하고는 성질에도 안 맞는 스티커 사진 가게에 어색한 몸뚱아리를 밀어넣고는 점원에게 다짜고짜 제목이 뭐냐 물었다.마침 시디 케이스를 펄럭거리고 있던 그 점원이라는 사람이 참 물건이었다.키는 훤칠한 데다 머리는 송골매를 해가지고서는 붉은 별이 그려진 쫄바지를 입고 찡박힌 구두까지 갖춘 락커스런 청년이었던 게다.정작 얼굴은 잘 기억이 나질 않아서 내 빈약한 기억이 재현한 그 가게의 풍경 안에서 그가 스티커 머신 옆.. 2008. 6. 24. night swimming 잠 참 안 오는데 마이클 목소리는 정말 좋다. 건강 때문에 한동안 수영을 쉬었는데 어디 스키니딥핑이나 할 데 없나 모르겠다. 사시사철 따뜻한, 물맑은 강 옆에 오두막을 짓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2007. 12. 7. talking heads 아티스트적 재능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David Byrne이다. 신들린 듯한 그의 공연을 보면 타고난 '끼'라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라고 감탄할 밖에. 비디오는 여러 실험적인 시도를 곁들인 전위적 컨서트 무비 Stop making sense(1984)의 스타팅 클립으로 내 모스트 훼이보릿. 한 인간의 재능만으로도 완벽한 공연이 표현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어깨를 들썩거리게 하는 티나의 베이스 프레이즈나 기묘한 눈길을 느끼지 못해서 아무래도 좀 아쉽다면 유튜브에서 talking heads를 검색해보는 것도 좋겠다. 본 무비는 데이빗의 단독 공연을 시작으로 멤버들이 하나씩 추가되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하는데 아쉽게 풀 비디오는 구하지 못했다. 글쎄 이 정도가 딱 좋지 않을까? 풀 비디오를 보고는 실망할지.. 2007. 12. 5. star guitar 미쉘 공드리가 프랑스 기차를 10번 왔다 갔다 하면서 작업한 영상. 예전에 폴라리스도 이와 같은 작업을 했었던 것 같다. 유튜브에 영상이 있었는데 인기가 없었는지 더 이상 서비스하지 않는다. 폴라리스가 보여준 도쿄의 영상도 아기자기한 게 마음에 꽤나 들었었다. 이제 유일하게 남은 저속 열차인 새마을호를 타고 한국의 시골 풍경을 작업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2007. 7. 1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