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30 photo of the day 인터넷을 접한 이후, 가장 감동받은 사이트. 수차례 비슷한 시도를 하였으나 매번 실패. 쉬운 이야기로부터 감동을 기대하긴 어려운 법이다. http://photooftheday.hughcrawford.com/ 2009. 10. 14. lost in translation 동일한 수용자가 동일한 매체를 접한다 할지라도 감정의 상태에 따라 전혀 다른 감상을 느낄 수 있다. Lost in translarion은 그 이름도 감히 담기 부담스러운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딸인 소피아 코폴라가 2003년 제작한 작품으로 오스카 상을 수상하고 영화계 안팎으로 숱한 찬사를 받은 작품이다. 5년이 넘도록 각종 영화 매니아 사이트에서 상위에 랭크된 작품이라 믿고 두 번 감상을 시도하였으나 이런 저런 이유로 매번 끝까지 보지 못하였었다. 영상 몰입증이 있어 아무리 쓰레기 같은 영상이 눈앞에 펼쳐지더라도 끝까지 몰입하고 보는 편(아, a급 영상물은 제외 –_-)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두 번의 완감 실패는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해야겠다. 처음 감상 시도 때는 심신이 지극히 피곤한 상태라 감기는.. 2009. 10. 2. 가능성 소위 교양이 있다거나 배운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은 그들이 습득한 교육이 형성한 틀에 안위하며 새로운 가능성으로부터 격리되기 쉽다. 우리를 둘러싼 에코 시스템이란 것은 시도 때도 없이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 같은 것이어서 틀이 되었던 것이 새로운 가능성으로 발전하거나 무한한 가능성으로 보여지던 길이 어느 순간 좁은 문으로 퇴화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열린 사람들이 발견하고 발전시키고 결정체를 이루기를 반복한 수많은 가능성과 문 너머의 신세계가 우리가 살고 있는 바로 이곳이다. 많은 이들이 실제로 더 이상 존재하지도 않는 허상의 벽을 실재인양 인정해 버리고 그 안에 안위한다. 일상의 통념의 잣대로 보아 정신 나간 듯 보이는 자들이야 말로 벽의 구석 구석을 자기 손으로 두드려 보는 자들이다. 이들이 발.. 2009. 9. 23. Lily allen과 재범 .Lily allen Lily allen에 대한 포스팅을 몇 번 했었고 twitter follow도 하고 있다. 아니 했었다. 음악을 하는 아티스트에 대한 평가를 한다면 분명 음악 하나면 보아야 할 것이지만 어쩔 수 없이 아티스트의 환경이나 그 캐릭터를 형성하는 여러 복합적인 요인들도 들여다 보는 것이 엄연한 사실이다. 훌륭한 요리를 평가할 때 단순한 맛만 보는 것이 아니라 재료라던가 가공의 과정을 고려하고 어떤 요리사가 어떻게 요리했나를 들여다 보는 것과 유사하다고 할까. 스카 리듬을 좋아하는 나로서 고전적인 스카 리듬을 완전히 소화해 내고 현대적으로 맛깔스럽게 재가공해버리는 그녀의 음악은 나무랄 것이 없었다. 그러나 그녀를 더욱 돋보이게 했던 것은 가난하고 불우했던 어린 환경을 이겨 내고 독립 레이블.. 2009. 9. 20. 야간 비행 급히 준비한 출장 길에 단지 가볍고 두께가 얇다는 이유로 야간 비행을 챙겨왔다. 수십 번을 읽었더라도 다시 책장을 펼치는데 주저함이 가지 않는 책들이 있다. 나에겐 야간 비행이 바로 그런 책이다. 어린 시절을 함께한, 어두운 방 한 구석을 빼곡히 차 있던 범우 문고사의 세계 문학 전집 중에서도 겹비닐 필름이 벗겨지도록 유난히 애독하던 책이 쌩 떽쥐페리 편이였다. 햇살이 비치는 날이나 추적거리는 비로 눅눅한 날이나 심란스런 바깥 세상의 유일한 창이었던 베란다를 등지고 누워 세로로 내려가는 문장에 빠져 눈보라 치는 알프스 산맥의 봉우리를 피해 날고 사하라 사막에 불시착해 터번을 두른 베두인 족의 구조를 받았다. 미지의 밤과 험한 항로의 개척자인 비행사의 무용담은 꿈과 희망으로 가득 차 있던 유년의 마음을 매.. 2009. 9. 20. . . 호텔에서 공짜로 렌트해주는 바이크를 타고 출근했다. 잘 생긴 미하일이 함께해 주었다. 이 바이크라는 놈이 완전 언니들을 위한 바이크다. 미하일 바이크는 존내 좋은 MTB다. 기어도 없이 조낸 처밟아야 겨우 따라갈 수 있는 시츄에이숀인데 이 시키는 봐주고 뭐고 없다. 내 킥의 삼분지 일 정도만 밟으면서 쪼개면서 앞서간다. 하루종일 땀 냄새 풀풀 풍기면서 일했다. 저녁엔 시원하다고 더 인정 사정 없이 밟아제껴서 호텔 돌아오니 하늘이 다 노랗다. 그래도 이 언니 자전거 딴에는 픽스드 기어인고로 픽시의 맛을 첨으로 느낄 수 있었다. 몰랐는데 픽시라고 리버스 회전이 완전히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페들이 정지된 상태는 그대로 바퀴의 회전이 유지가 되고 역방향으로 하중을 주면 기어가 고정되면서 브레이크가 먹는 거더.. 2009. 9. 18. tel aviv .텔 아비브다. 두 번째라고 제법 편안하다. 3일 동안 머나먼 타지에서까지 밤늦게 일하고 돈이 아까워 맥도날드 햄버거로 저녁을 때우시는 찌질이 과장님을 보필하다가 과장님이 귀국한 이후부터는 푹 퍼져버려서 그야말로 이국의 정취에 흠씬 젖어버렸다. 잘생긴 미카엘(사무실엔 미카엘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내가 아는 사람만 넷이다)이 추천해준 펍을 찾아 나섰다가 한 시간 동안 좁은 골목을 헤맸다. 이국의 정취는 골목에서 가장 진하게 풍기는 법이다. 울퉁불퉁한 벽돌 바닥과 정돈되지 않은 보도의 마감부터 흥미롭다. 고양이들은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보이지 않는다. 전쟁 영화에서나 보았던 유럽의 뒷골목의 어두침침한 조명 사이로 여인들이 하늘거리는 원피스를 입고 느린 걸음을 걷는다. 가장 큰 문화적 충격은 여인들의 옷차림.. 2009. 9. 11. one thing and another . 같이 일하는 동료가 일하다가 쓰러졌다. 침대카트가 사무실로 들어왔다. 난생 처음 구급차를 타봤다. 한밤의 응급실은 재난 상황을 방불케 할 만큼 붐볐다. 싸움질로 얼굴이 엉망이 된 교복, 자전거에 처박은 아이, 이유없이 보채는 젖먹이들. 내 몸 역시 과로로 망신창이가 된 상태라 대기실에 앉아 눈을 좀 붙이려고 했으나 쉴새없이 울어대는 기저귀받이들 때문에 도저히 잘 수가 없었다. 침침한 눈으로 4시간 동안 원숭이 섬의 비밀을 플레이했다.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람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는 사람이 쓰러졌는데 마음이 너무 차분하고 냉정해서 놀랄 정도다. 강해진건지 감정이 메마른 것인지 잘 모르겠다. . 프로젝트가 산으로 가고 있다. 이 회사가 대단한 것은 배가 산으로 가든 바다로 가든 가게 한다는 것이다. 배.. 2009. 8. 30. cutie! Q. How can I check if a thread is alive? A. Poke it with a stick. If it wiggles, it's alive. :-) (Sorry, couldn't resist. Perhaps I've been smoking too much, umm, you know, lately?) Fucking cute, isn’t he? 2009. 8. 25. 날좆타 꿈에서 마르셀이 머리를 쓰다듬어 주어 잠에서 깼다. 아무리 생각해도 거센 바람이 몰아치는 샤또우의 창틀에 다리를 올리고 거기를 쑤시는 마르셀과 시몬의 장면은 20세기를 대표하는 장면이라 해도 과하지 않다. 간결하게 사랑한다고 해준다. 뭐 그건 그렇고. 바이크 타고 출퇴근하기 딱 좋은 날들이 계속되고 있다. 수영장에서 가볍게 땀을 빼주고 이마에 송글송글 땀이 맺힌 채로 스로틀을 당길 때의 기분을 아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길거리엔 교복이 넘치는게 벌써 방학이 끝났나보다. 2009. 8. 6. 이전 1 2 3 4 5 6 7 ··· 1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