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130 백대지 친구가 결혼을 한다. 여느 한국의 젊은이처럼 이리저리 치여가며 힘든 20대를 보내고 32살에 첫 직장을 얻어 이제 결혼을 생각한다는 녀석을 만나 날이 새도록 술을 마시며 치열한 듯도 공허한 듯도 했던 젊은 시절을 얘기했다. 부모의 소개로 선을 봐 만났다는 그의 휘앙세는 **의 학교 선생이라고 한다. 녀석이 일하고 있는 곳과는 차로 4~5시간이 걸리는 거리이지만 직장을 포기할 수 없어 잠정적으로 주말 부부로 살아야 한단다. 둘 다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못한 듯 신혼집도 없이 처가집, 직원 기숙사를 왔다갔다 하며 신혼 생활을 꾸려나갈 작정이란다. 휘앙세의 학교는 **에서도 벽지에 위치한 ** 종고이다. 종고라 함은 종합 고등학교의 줄임말로 공부 손 놓은 애들이 마지 못해 들어가는, 속된 말로 따라지 학교다. .. 2008. 12. 2. Sagara 흐란트가 다른 층으로 이사를 가고부터는 인도인 사가라와 수다를 많이 떤다. 흐란트 못지 않은 수다쟁이인 사가라를 통해 인도 여행 중에도 보지 못했던 여러 가지 것들을 들을 수 있다. 그와의 대화는 인도의 정치, 문화, 교육, 결혼, 종교, 기술, 등에 대한 많은 오해들을 풀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인도라고 하면 사람들의 머리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카스트 제도가 아닐까 한다. 그와 진지하게 얘기하기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되었던 대화의 첫 주제 역시 카스트 제도였다. 난 학교에서 배운대로 카스트 제도는 불합리한 문화이며 인도가 후진성을 극복하기 위해 가장 먼저 극복해야 할 장애라고 생각했었다. 그런 내 생각에 사가라는 목소리까지 높여가며 반감을 표했다. 어느 사회이든 계급이 없는 사회가 있었던가. .. 2008. 12. 2. memory Yes, you are right to the spine. I dont remember what you said to me and even what I said to you. Yes, I dont want to either. Time's mercifuly choking you breath by breath. But my body remembers. Taste of your eyes. Gustful exhalation. Thorny skin. Now I only pray relentless time may devastate my body. So that my wandering soul rest in peace. 2008. 11. 8. yoda 싸늘한 아침 공기에 눈을 뜨곤 가만히 두윳빛 천장을 바라본다. 관절에 문제가 생긴 요다 할머니가 오른쪽 뒷다리를 절룩거리며 아침 인사를 한다. 할머니도 잘 주무셨어요? 무릎은 좀 어떠세요. 어이 총각 무릎은 이제 포기했다네. 그나저나 캔 하나 따주면 안되겠나? 시아시 잘 된 캔 따는 소리가 먼지 날리는 공간 속을 찌른다. 피비 할머니한테 뺏기지 않게 빨리 드세요. 그래 총각 고마우이. 2008. 11. 7. wind 북망산 바람이라는 치는 계곡을 한가로이 노닐다가 한떨기 꽃잎에 잠시 머물렀다가도 어느샌가 마음 한 움쿰 떼어 내려 놓고는 가던 길을 이어 분다. 2008. 10. 31. penguin and whale 남극에서 펭귄의 사진을 찍거나 그린피스에 입단해 밀업중인 포경선에 맞서 싸우거나. 2008. 10. 25. window TMAX400 2008. 10. 22. cactus & serpent . 걱정 따윈 하지 말아요. 모든 게 잘 될 거에요. 지금은 단지 바나나와 피냐가 먹고 싶을 뿐이에요. 그녀는 헝클어진 머리칼을 쓰다듬고는 졸린 눈을 비비며 웃을 뿐이었다. 2008. 10. 22. girl who lost her doll . 자애로운 어머니시여, 저는 오늘 버려져 녹슨 버스 옆에서 울고 있는 소녀를 보았습니다. 서러운 눈물에 저의 가슴은 미어지는 것만 같았습니다. 우리가 가진 따뜻한 밥과 마른 잠자리를 나누어주면 안되겠습니까? . 사랑하는 아들아, 그 소녀는 사제의 딸이니라. 창고는 곡식과 갖은 과일로 가득하고 넓고 아늑한 침실에서 잠을 자니라. . 자애로운 어머니시여, 주님께서는 추위를 피할 옷과 끼니를 때울 음식과 비를 피할 집이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바랄 것이 없는 소녀는 왜 우는 것입니까? . 사랑하는 아들아, 귀한 인형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니라. . 자애로운 어머시여, 우리가 그 인형을 구해주면 안되나이까? . 사랑하는 아들아, 우리가 가진 것으로는 소녀가 잃어버린 값비싼 인형을 구.. 2008. 10. 21. 레게 치킨 그러니까 치킨 샐러드의 소스에는 카레가 들어가 있었던 것이었다. 오뚜기 카레는 아닐거에요. 오뚜기 바몬드 카레일 가능성은 있어. 오뚜기 카레는 오뚜기 바몬드 카레와 다른 것일까. 벽에는 남미의 황갈색 흙길바닥에 세워진 오토바이 사진이 펼쳐진 잡지가 칠이 헤진 액자 안에서 울어 있었다. 무대용 조명의 빛을 받으며 돌고 있는 싸이키를 멍하니 바라 보았다. 옆 테이블엔 얼굴이 크고 피부가 좋은 중년 여인과 머리를 마구 길러 대충 묶은 총각과 하마같은 등짝만 보이는 남자가 사랑과 철학과 세대와 헤게모니에 대해 떠들고 있었다. 여인이 일어나 화장실로 향하는데 살짝 들려올려진 셔츠 아래로 기하학 무늬의 문신이 보였다. 벽에 무심코 기대어 있는 자개 상의 봉황 무늬를 바라보고 있는데 여인이 돌아와 산발 묶은 총각의 .. 2008. 10. 17. 이전 1 ··· 4 5 6 7 8 9 10 ··· 1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