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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sara85

naver 그닥 정당한 이유 없이 대형화된 서비스에 대한 감정적인 반감을 가지고 있는 편인데 대표격인 네이버가 답지 않은 고운 짓을 해 조금 당혹스럽다. se.naver.com 서비스가 바로 그것인데 서비스 만들어놓고 광고 안 하는 건 좀 속보이지만 미운 놈도 이쁜 짓 할 땐 칭찬해 줘야 나중에 욕할 때 덜 꿀릴게다. 2008. 5. 13.
swimming 적당히 기울어진 해가 뿌린 살들이 풀의 수면위에서 수천개의 별이 되어 쪼개지고 있었다. 오늘따라 유난히 맑은 물 속에 머리를 처박고 가만히 물살을 갈라 본다. 기분까지 수면 위에서 수천개로 쪼개지는 느낌이 들었는데 물안경 끈이 끊어졌고 렌즈 케이스가 깨졌고 샴푸가 다 떨어졌고 소파 위에 담배재를 떨어뜨리고 말았고 누군가에게 준 상처가 가슴 깊은 곳에서 막혀 답답했다. 웃고 떠들고 즐기고... 지극히 엔조이스런 삶이로군. 오늘의 기분은 in rainbows... 2008. 5. 2.
사람 2 중대한 결정을 눈앞에 두고 마음을 정하지 못해 안절부절 못할 때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잔 들이키며 은근슬쩍 결정의 책임을 떠맡길 수 있는 묵직한 존재가 내게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돌아보면 내게도 그렇게 기댈 만한 인연이 꽤나 있었는데도 관계의 부담이 귀찮아 번번히 먼저 연을 끊곤 했던게다. 뭐 지금이라도 머리를 긁적거리며 고개를 들이밀면 누구는 욕지거리를 해대다가 금방 허허거리며 술잔을 들이밀테고 누구는 그저 두 팔을 벌리고 반가이 맞아줄테지만 그런 호의가 부담스럽고 거북한 건 내가 그런 호의에 인색하기 때문일테다. 관계의 실패가 가져다 준 관계에 대한 소심함을 벗어버리기 위해 할 노력들을 고민해본다. 2008. 4. 14.
사람 사람에 대한 섣부른 판단이 얼마나 위험한지는 누구나 아는 사실일테다. 하지만 쿨하고 생산적인 인간 관계를 위해 적당한 기준선을 그어놓고 인간됨을 판단하는 것은 불가피한 것 같다. 장강의 이태백처럼 강둑에 걸터앉아 가설의 미끼를 던져놓고는 여유로이 지켜보다가 판단하기에는 세상에 인간들이 너무나 많고, 또 세상은 너무 빨리 돌아간다. 카네기식 인간 관계론에 대한 감정적 반감을 삭여야 숨을 쉬고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인게다. 2008. 4. 14.
subway 하루에 두 번이나 반대 방향 전철을 탔다. 한 번은 책읽다가 강남에서 강변까지 가서야 알아채 그냥 그대로 돌았고 한 번은 탈진한 상태로 홍대에서 이대까지 갔다가 다시 갈아탔다. 예나 지금이나 별 생각없이 들이미는 건 여전하다. 또 자학인가 2008. 4. 13.
사고 편린의 분절적 추상화 사고 편린의 분절적 추상화 개와 닭의 이야기에서 지붕이 갖는 무대적 가치 탁구부의 은근슬쩍 딴청 철학 고행의 필연성 숙명적 불량 하드웨어 관찰과 분출 테베탄 만트라 진언의 현대적 효용 거짓의 논리 내면의 파도가 가지는 잔인성 고독의 미학 가해와 자해 인간의 '무언가'를 사랑하는 고양이 자매의 욕망 문신의 계시적 효용 사랑 꿈의 원근법 닭을 굽는 레게청년의 마케팅 전략 나탈리 포트만과 삼형제 페티시즘을 활용한 메뉴판 디자인 기획 2008. 3. 23.
fish 번화가에서 친구를 기다리며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푸드득하는 소리에 뭔가하고 봤더니 어항에서 탈출해 퍼뜩거리는 활어 한 마리. 뚜껑까지 덮힌 어항에서 뚜껑을 박차고 나왔구나. 허참 실한 놈일쎄. 난데없이 애니매트릭스에서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고 트랙 위에서 달리다가 매트릭스를 탈출하는 그 근육질의 육상 선수가 생각이 나서는 조금 감동하려고 했는데 말이지 어이쿠하며 뛰어나와 허겁지겁 잡아서는 도로 어항에 처넣는 주인 아저씨를 보곤 탈출과 해탈과 그놈의 열반의 끝은 또 무엇이려나 또다시 그 지독한 허무주의, 끝없는 늪에 빠져서는 남은 하루를 허우적거리고 말았다. 2008. 3. 19.
조윤석 우연히 조윤석의 근황을 알게 되었다. 형로가 군입대할 때 루시드 폴이 군복무 후 색깔을 잃었다고 비판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었는데 많이 머쓱해졌다고나 할까.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고 있던 자에게 추측성 비난이나 하다니. 용에게 반농담으로 되는 놈은 뭘 해도 되고 안 되는 놈은 뭘 해도 안되냐고 푸념했더니만 넌 뭘 했냐고 되묻는다. 하긴 뭔가 제대로 사랑하고 달려 본 적이 언제이던가. 조윤석은 고된 이중 생활에서 용케 남다른 두각을 나타내는 비결에 대해 질문을 받자 딴 짓을 안 하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고개를 끄덕거리며 내가 한 딴 짓과, 포기할 수 있는지의 여부, 모든 것과 바꿀 수 있는 이상의 잔재 여부에 대해 생각해 봤다. 2008. 3. 16.
lazy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버리니 책상이 개판이 되더니만 방이 개판이 되고 온 집안이 개판이 되고 말았는데 한숨만 쉬다가 컴터앞에 앉았는데 제길 써핑질하고 나니까 벌써 잘 시간이다. 자자 어린이들 일찍들 잡시다. 2008. 3. 13.
geatop 회사에서 자주 어울리는 무리가 있다. 맛난 거 찾아 이리 저리 다니면서 쌓인 회사 욕을 풀어대서 이제는 꽤나 돈독해진 사이들이다. 요즘 먼가 쌓여있어서인지 기분이 좀 울적해서인지 술을 잘 마시지 않는 한 녀석에게 술을 좀 먹이고 말았다. 오바이트를 하더니만 완전 맛이 가버리고 말아서 집에까지 데려다 주었더니만 난데없이 집 앞에서 내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린다. 그러니까 나참 언제나 나를 위해 간절히 기도한다고 한다. 뒤틀린 인생이 언젠가 제 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간절히 기도한다고 한다. 언제나 히기덕거리며 시시콜콜한 수다나 떠니라 녀석에 대해 깊게 생각 안해봤는데 녀석은 나를 그렇게도 걱정하고 있었던 것인가. 고맙고, 미안하고, 또 부담스럽기도 한 뭐 그런 복잡한 심정이 되고 말았는데 도대체 내 인생이 .. 2008. 3.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