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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sara

사람 2

by erggie 2008. 4. 14.
중대한 결정을 눈앞에 두고
마음을 정하지 못해 안절부절 못할 때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잔 들이키며
은근슬쩍 결정의 책임을 떠맡길 수 있는
묵직한 존재가 내게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돌아보면
내게도 그렇게 기댈 만한 인연이 꽤나 있었는데도
관계의 부담이 귀찮아 번번히 먼저 연을 끊곤 했던게다.

뭐 지금이라도 머리를 긁적거리며 고개를 들이밀면
누구는 욕지거리를 해대다가 금방 허허거리며 술잔을 들이밀테고
누구는 그저 두 팔을 벌리고 반가이 맞아줄테지만
그런 호의가 부담스럽고 거북한 건
내가 그런 호의에 인색하기 때문일테다.

관계의 실패가 가져다 준
관계에 대한 소심함을 벗어버리기 위해 할 노력들을 고민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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