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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sara

중쿸 보이콧

by erggie 2008. 8. 13.

전국이 올림픽 때문에 난린가 보다.

박태환의 허우적영법이란 정말.
지난 대회처럼 미국의 독주를 막을만한 팀이 있을지 기대되는 농구.
전력상 힘들지만 특유의 별미인 이변이 나오지 말란 법이 없는 야구.
40을 바라보는 백전 노장 봉주 훃아의 마라톤.

뭐 이밖에도 관심이 가는 경기가 아주 많지만 말이지.

뼛속부터 삐딱한 난 지금 올림픽 보이콧 중이다.

올림픽이 본래의 아마츄어 정신을 잃고 상업화, 정치화 된 건 옛날 일이긴 하다.
하지만 뗏놈시키들처럼 노골적인 족속들은 없지 않았나.
이놈들이 아시아의 패권을 거머쥐었다고 믿고는 설쳐대는 꼬락서니가 영 맘에 안 드는거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무서운거다.

난 우리 동네가 어찌 굴러가는지도 모르고, 이 놈의 나라도 그렇고, 아시아니 국제 정세는 더더욱 모른다.
하지만 종공군이 티벳이나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 한 짓 정도는 대충 안다.

중공군의 굿홧발이 이 순박투박한 라마교도와 회교도들에게 한 짓 정도는 아는거다.
설산 암굴에서 고행하는 수행자를 받들던 거친 손의 티베탄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매일 엄격한 규율에 따라 동쪽을 향해 기도를 드리던 회교도들은 왜 폭탄을 들고 무고한 시민을 해하고 있나.

얘기가 길어지니 정리한다.

고질적인 삐딱함 때문에 이 나라에 대한 불만도 많지만 객관적으로 내 삶이란 건 꽤나 녹녹한 편이다.
아웅다웅이긴 하지만 계속 이렇게 살았으면 좋겠다.
같은 반 친구가 일진한테 쳐맞는 거 보고 가만 있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나는 차이나 보이콧을 외친다.
가만 있다간 언젠가 내가 두드려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고귀하고 훈훈한 인류애를 나 따위에게서 기대 말라.
정치적인 견해라 폄하하지도 말라.
순수한 이기심에서 감정적인 차이나 보이콧을 외치는 거다.

자랑스런 우리 태극 건아들 응원은 내가 안해도 이미 많은 사람들이 하는 것 같으니 난 빠질란다.
명절날 로보트를 사주지 않아 삐져야한 해서 즐겁게 떠들고 노는 친척들을 부럽지만 몰래 훔쳐보기만 할 뿐인 고집쟁이 꼬마처럼

TV를 끄고 방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Fuck China, Free Tibet!'을 외치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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