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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rggie 2007. 12. 1.
집에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술 마시고 있다는 전화를 받곤 간만에 아주대까지 출동해주셨다.
남정네 넷이 모여 술을 마시는 풍경이란 뭐 그렇고 그렇다.
시시하고 낯뜨거운 치마 얘기에 웃고 떠들어 본다.

맛대가리 없는 김치 전골은 입도 안 대고 스크류바에 홈런볼을 사왔다.
스크류바 빨고 있느라고 홈런볼 하나도 못 먹었다.
홈런볼이 천원이나 하네.

한 녀석이 난데없이 술을 따르는 나를 보며 좋다고 지랄을 한다.
어이가 없어서 참.
이쪽은 관심 없네요.
그나저나 요즘은 자꾸 남정네들이 들러붙어서 아주 돌아가시겠다 증말.

그러다 어쩌다 얘기가 요상하게 나의 인간성으로 흘러간다.

형은 남자야;당연하지.
정말 자유로운 거 같애;아냐 난 구속 애호가란다.
극단적이야;인정.
적이 너무 많아;뭔 소리야 내가 무슨 적이 있냐.
당신은 당연히 모르지;나같이 원만한 사람이 어디있냐.
당신 앞에선 당연히 내색 안하지;그래도 신경 안써. 논어에 말이지....

그러니까, 적이 많다는 말에 뾰로통해져서는 어설픈 문자를 들이댄 것이다.
그 문자란 것이..

子貢曰: "鄕人皆好之,何如?"
子曰: "未可也."
"鄕人皆惡之,何如?"
子曰: "未可也。不如鄕人之善者好之,其不善者惡之."

자공: "마을 사람들이 모두 그를 좋아한다면 어떠합니까?"
공자: "아직 멀었다"
"그럼 마을 사람들이 모두 미워하면 어떠합니까?"
공자: "아직 멀었어. 마을 사람 중에서 선한 사람이 그를 좋아하고 선하지 않은 사람이 그를 미워하는 것만 같지 못해."


당연히 원문을 외우진 못하고 내용만 간단히 얘기해줬다.

...;그러니깐 말야, 누군진 모르겠지만 나와 뜻이 다른 이들의 마음까지 살 용의는 없어. (좆도 편협하다. -_-;)
그런데 다 여자들이야;뭐?
여사원들은 다 당신 싫어해;...그...
형은 남자든 여자든 똑같이 대하잖아. 여자들한테 너무 과격해;...그래...

집으로 터벅거리는 길에 모든 女집단을 不善者에 포함시키자고 다짐하면서 자위했다.
점점 붓다가 되어가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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