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아감보다 멈추는 것이 더욱 중요하단 걸 알 것만 같다.
하지만 내 브레이크는 벌써 예전에 고장이 났거나 처음부터 아예 존재하지도 않지 않았을까 싶다.
인생은 목적지가 아니라 여행일진데, 내게 여행이란 순간은 가청 주파수 너머의 노이즈와 다름이 없구나.
늙은 엔진의 극심한 소음이 귀를 괴롭히고 거친 노면의 충격이 손목에 피로를 가중시키는 그 길 위에서,
줄곧 머리 속에선 햇살이 수만개로 쪼개지는 수면 위에서 매끈하게 진동하는 완벽한 접영의 세부 동작을 그렸다.
목적도, 순간도, 남은 것도 없는 삶.
또 언제쯤 88번 국도를 잊을까?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6시간의 7000rpm, 거센 바람의 자동자 전용 도로를 견뎌준 老馬, phaedrus가 대견할 뿐.
그저 虛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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